2005-10-16

016: 아이포드 유감

인포콤의 게임은 셀 수 없이 많은 플랫폼으로 이식이 가능하지만 아이포드처럼 글자 입력이 불가능한 시스템에서는 제대로 구현하기 힘들다.

이 방면으로는 전설의 팜파일롯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아이포드를 왜 얘기하는가 하면 얼마전에 아이포드용으로 텍스트 어드벤처를 내놓은 논란의 개인 업체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포드의 제약으로 그 게임은 명령어 선택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하드코어 인픽 팬들은 명령어 선택방식을 선호하지 않는다. 인포콤 인터액티브 픽션에서 게이머는 금도끼냐 은도끼냐 식의 제약을 받지 않았다. 그들은 어떤 상황을 풀어 나가는 방식에 대해 자유로운 사고를 허용하는 환경을 좋아했다.

말린체 엔터테인먼트(Malinche)라는 곳은 와이어드(이곳까지...), 애플(아이포드 팔아 먹기 위해 0.1할이라도 도움된다면!) 등 각종 매스컴을 탔지만 이 사람(하워드 셔먼)은 인픽 세계에는 조소의 대상이었다. 하워드 셔먼의 게임을 플레이해 본 인픽 매니아들은 수준 이하의 인픽을 돈을 주고 판매한다는 사실에 혀를 찼고, 19불 99센트 짜리 게임을 무려 10만 카피나 팔렸다고 허위광고를 해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정말로 제대로 된 인픽을 원한다면 Baf's Guide를 방문해 보기 바란다. 그리고 무료이기까지 하다. (훌륭한 인픽의 유료화를 우리는 결코 반대하지 않는다.)

2005-10-15

015: 준비물을 잊지 말자

인포콤은 각 게임마다 난이도를 매겼는데 초급(Introductory), 보통(Standard), 중급(Advanced), 고급(Expert) 순이었다. 예를 들어, 인포콤 게임 제 1호였던 Zork 1은 초급이지만 Zork 2, 3은 중급 난이도로 되어 있다.

난이도를 정하는 기준의 하나는 포함된 퍼즐의 난이도였다. 인포콤 게임을 텍스트 어드벤처의 걸작으로 꼽는 이유 중의 하나가 고난이도의 퍼즐이라도 게임 스토리와 함께 가면서 논리적으로 아귀가 맞아서 게이머를 끌어 들이는 몰입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인포콤 관련으로 제법 풍부한 링크 자료를 제공했다. 대부분의 링크 자료는 이곳 우측에도 걸려 있는 인포콤 관련 링크 모음집에서 볼 수 있다. 게임을 임하기 전에 준비물을 잘 챙겨 놓아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

1. 오리지널 패키지에 포함된 "정보를 가진" 필리즈
2. 지도
3. 인비지클루
4. 풀이집(walkthru)

필리즈 중에는 그 내용을 알지 못하면 게임을 진행하기 힘든 상황을 만들기도 한다.

던전이나 미로에서 몸소 다리 품을 팔며 지도를 제작하며 플레이를 하실 분이 아니라면 지도는 반드시 필요하다. 텍스트 어드벤처에서 지도는 초보게이머들의 가장 큰 좌절요인(인정하는 바임!)이었다.

인포콤 게임의 난이도는 익숙하지 않은 오늘날의 게이머도 학을 떼지만 당시에도 결코 쉽지 않았다.

뉴 조크 타임즈 1984년 봄호에 "솔직한 답변" 이라는 제호 아래에서 언급된 제일 첫번째 질문은 "왜 인포콤 게임은 이다지도 어렵습니까?"였다. 답변은 인포콤 게임은 퍼즐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바로 퍼즐 때문에 한 시간이면 읽을 수 있는 분량과 씨름하며 오랫동안 생각하는 것이라고 했다. 바로 퍼즐 때문에 게이머는 한밤중 자다가 벌떡 일어나 컴퓨터로 가서 게임을 돌리고 가능한 해결책을 시도해 보는 것이라고 했다.

인포콤 게이머는 몇 시간만에 게임을 깼다는 식의 자랑보다는 게임 안에서 매듭을 하나씩 풀어 나가는 즐거움을 만끽한다. 그와 같은 분위기를 중심으로 인포콤은 오늘날 컬트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05-10-14

014: 상상력으로 그린 그림

1983년 인포콤은 유명한 SF 잡지인 아날로그 매거진에 자사 게임의 이미지 광고를 냈다.

사람 뇌를 그린 커다란 그림이 두 페이지에 걸쳐 있었는데 뇌의 가운데가 황금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그 위로 큰 글씨체로 "우리는 해가 비치지 않는 곳에 그래픽을 끼워 두었습니다" 라고 재기 넘치는 문구가 가로 질렀다.

그리고 우측에 광고 설명이 계속 이어졌다. "컴퓨터 화면에서 인포콤의 그래픽은 보실 수 없습니다. 우리가 만드는 이미지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컴퓨터는 이제까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당신의 무한한 상상력으로 그림을 그리니까요..."

텍스트가 마음에 그리는 그림은 기술로 그린 그림은 따라 올 수 없는 깊이를 가지고 있음을 강조했다.